“책은 도끼다” “리딩으로 리드하자” 책을 읽을 때 나의 마음가짐이다. 책은 반드시 나의 단단한 마음과 정신세계를 도끼로 깨듯 부술 것이다. 책은 읽는 행위만이 아니라 나를 다른 세계로 이끄는 힘이 있다.
중학교 시절, 쉬는 시간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호랑이 국어 선생님께서 교실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지금 떠든 사람 누구야?” “주둥이 일어나!” 큰소리에 교실 안은 개미 소리도 없이 눈동자 굴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 숨죽였다. 분명 선생님 손에 든 짤막한 당구대가 누군가의 손바닥을 내리치실 듯 공포 그 자체였다.
“제가 그랬습니다.” 용기였는지, 지금 말하지 않으면 반 친구들 모두가 혼날 것 같아서였는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은 붉어졌고, 금방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때 선생님의 목소리가 분명 달라졌다.
“복도까지 네 목소리만 들리더라. 도대체 기차 화통을 먹었냐? 얼마나 소리가 또랑또랑하고 큰지 너 이 다음에 국어 선생님해라! 알았냐, 주둥이!”
뜻밖의 칭찬이었다. 선생님께서 나보고 국어 선생님을 하라고 말씀해주시다니. 그때부터 국어 시간이 좋았다. 난 이미 선생님이 된 것 같은 자신감이 충천했다. 국어시간이면 자신있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책을 읽었다. 발표도 손을 들고 먼저 했다.
“누구 나와서 노래할래? 아니면 이야기라도 해라”
수업 시간이 10분 정도 남으면 선생님 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앞으로 나가 어제 읽었던 책 이야기며, 그 당시 몇몇 집에만 있던 비디오를 본 이야기를 쭉 늘어놓았다. 장면 하나 하나를 생생하고 조리있게 말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배우들 대사까지 흉내 내면서 말이다.
취미는 책 읽기, 특기는 음악감상. 늘 새 학기 자기소개할 때마다 고상하게 이 말을 하는 게 좋았다. 들었던 노래라고는 늘어질 때까지 듣던 언니 카세트의 팝송과 가요가 전부였지만, 책 읽기에 어울리는 특기는 음악 감상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서울 사는 외삼촌께서 사촌동생 상훈이와 언니, 나, 그리고 동생에게 늘 선물을 주셨다. 뭘 가지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저는 책 선물해주세요”라고 고상을 떨었다. 엄마와 삼촌의 칭찬을 한번 더 듣고 싶었나 보다. 삼촌께서는 교보문고에 들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청소년이 읽을만한 책들을 꾸러미로 가져오셨다.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 내가 제일 잘 하는게 뭘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뭘까? 나에 대한 질문을 해 본다. 어릴 적부터 한 번도 지겨워해 본 적 없던 일, 자연스레 좋아하던 그 일이 지금의 나의 일이 됐다. 나는 “책 읽어주는 선생님” 독서지도사다.
이 책은 책 읽기를 좋아하던 소녀가 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독서전문지도사로, 비경쟁독서토론 진행자로 성장한 이야기다. 이 책은 나와 같은 꿈을 꾸는 강사에게 도전과 희망을 주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처음 누군가 앞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일을 즐기고 사랑하고 앞으로도 쭉 책과 함께 하고픈 나의 소망을 담아 이 일을 도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1. 교육학박사(교육사회학 및 평생교육전공)
2. 굿네이버스 아동권리교육 강사
3. 경남평생교육사협회 이사
4. 독서전문지도사, 하브루타독서지도, 비경쟁독서토론 진행, 독서동아리활동지원
5. 경남도교육청 공공도서관 학교독서지원 위촉강사